1/5(화). 맑음
8시 30분발 부산행 고속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화요일 이른 아침의 터미널은 북적거림이 없어 좋다.
선산휴게소던가? 고속버스가 잠시 머무는 동안 휴게소 뒷편 전망대에서 설경을 내려다 보며 심호흡을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너, 자신있냐?"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아무렴, 그까이꺼 뭐 대충..."
오후 1시. 부산 종합버스터미널 도착.
오후 2시. 지하철 1-3-2호선을 차례로 바꿔타고 해운대역에 도착.
내려오는 차 안에서 떡 몇 조각 먹었더니 시장하진 않다만서두 오후 걸을 일정을 생각해서 배를 채운다.
해수욕장 부근 장터거리 첫 집에서 잔치국수 하나 시켜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거의 한 냄비 가득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따라 주욱 걸어서 뒤돌아 보기.
관광객이 없는 겨울철에는 갈매기가 모래사장을 점거했다.
날이 추워 볕쪼이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14:30. 대장정을 시작하기 전에 증명사진 한 장 찍어 두자. 얼굴 어둡게 나와서 좋구만...
멀리 오륙도를 확 당겨서 한 장...
문탠로드? 선탠이면 햇빛에 태우는 걸 말하는 건데 여기선 달빛에도 살을 태우나보다? ^^
달맞이고개를 오르다가 전망이 트인 곳에서 해운대해수욕장쪽을 향해 셔터를 눌러 본다.
고갯마루 전망대에서 보는 전망은 꽝. 그래도 망원경이 있는 한쪽으로 푸른바다가 쬐끔 시야에 들어온다.
첫 번째 만나는 항구.(청사포?) 처음엔 신기했다. 부산항에만 백등대, 홍등대가 있는 줄 알았거들랑.... ^^
해월정에 올라 주변 경관 감상하기. 이렇게 다 참견하다간 첫날 목적지에 못갈라. 사진 한 장 얼른 찍고 다시 길을 떠난다.
해월정 주변에 놓아기른다는 토끼. 밤에도 그냥 이렇게 놔둔다는데 괜찮나?
산불감시인에게 물어보니 꽃땡깡나무란다. 나야 모르니까 그저 들은대로 적을 뿐.
'문탠'로드 달맞이고개 너머에는 갓길이 없는 대신 도로 옆으로 오솔길이 나 있어 산책삼아 걷기엔 좋겠다.
15:30. 송정해수욕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16:30. 기장읍에 들어섰다. 길 가에 열린 열매의 이름이 뭘까? 도로를 따라 꽤 많이 심어져있던데......
17:10. 기장군청 앞 도착.
17:23. 기장체육관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작전을 세운다. 여정의 첫날을 어디서 잔다?
17:31. 겨울해는 짧다. 해가 벌써 산등성이를 넘어갔다.
18:50. 장안읍 입구, 좌천교 앞 휴게소식당에서 먹는 된장찌게백반. 반찬이 여덟가지나? 몽땅 먹어치웠다.
음식을 내온 주인아주머니께 물었다. "장안읍에 들어가면 숙박시설이 있겠죠?" "없습니다"
뭣이 어째? 아니 이를 어쩐다? 설마... 읍소재지에 여관이 없다? 어째 첫날부터 일이 꼬인다냐?
저녁꺼리도 살겸 동네가게에 들러서 또 물었지만 대답은 같았다. 온길로 되돌아 버스를 타고 나가야한다구?
첫날부터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용어를 써야할 상황이 발생했단 말이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었다.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해수욕장(임랑해수욕장)이 있는데 거기 혹시
민박할 만한 집이 없을까요?
대답이 여전히 희미하다. 여름에는 방이 쌔고 쌨지만 겨울에 헐랑가 몰건네요.
택시기사와 자율방범대원에게 두 번을 더 묻고서야 민박집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다시 밤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0. 민박을 운영하는 집은 겨우 한 집뿐.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방값 깎아볼 엄두도 못내고 숙박 결정.
방바닥이 냉골이고 코끝이 시려서 당분간 이불을 깔고 점퍼를 입고 있지만 누울 곳이 있어서 다행이다.
무사히 하루 일정을 마치고 따뜻한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고 집에다 '안심문자' 발송.
장안읍내에서 사온 과자부스러기와 캔맥주로 여정 첫 날의 수고를 스스로 달랬다.
덜덜 떨리는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이후 여정은 네이버 블로그에....
2일째(1/6) - http://blog.naver.com/2005math/98352332
3일째(1/7) - http://blog.naver.com/2005math/98444490
4일째(1/8) - http://blog.naver.com/2005math/98444899
5일째(1/9) - http://blog.naver.com/2005math/98530903
6일째(1/10) - http://blog.naver.com/2005math/98616704
7일째(1/11) - http://blog.naver.com/2005math/98666820
8일째(1/12) - http://blog.naver.com/2005math/98828282
9일째(1/13) - http://blog.naver.com/2005math/98909617
10일째(1/14) - http://blog.naver.com/2005math/98935629
11일째(1/15) - http://blog.naver.com/2005math/98957486
12일째(1/16) - http://blog.naver.com/2005math/97969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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