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가리왕산

성더기 2008. 9. 9. 14:54

 

 (2008년 9월 7일, 강서산악회를 따라 가리왕산에 다녀온 강서구민 올림)

 

2008. 9. 7(일)

 

오랜만에 안내산행을 따라 원거리 산행에 나섰다. 목적지는 가리왕산.

 

산행코스 :

  장구목이 -(70분)- 임도 -(70분)- 장구목이삼거리 -(10분)- 정상 -(70분)- 어은골임도 -(30분)-

  배나무쉼터 -(40분)-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심마니교)

 

 

6시28분. 올림픽대로 노량대교 위를 달리며 막 떠오르는 해를 맞는다. 새벽을 연다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자신이 꽤나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질 우려가 있긴 하지만......  

 

 

8시경.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주차장에 들어선다. 여기서 아침을 먹는단다.

주차장 외진 곳 풀밭에서 따끈따끈한 된장국에 밥 말아서 먹는 아침이 맛있었다.

채 익지 않은 김치도 한 접시를 비웠다.

몇 번의 안내산행 경험에 의하면 아침식사는 대개 버스 안에서 음료수 한 통과 일회용 접시 위에 밥과 반찬을 얹어서 주거나 떡 반 쪽, 김밥 한 줄이 고작인데 오늘은 제법 호식을 한 셈이다. 속이 든든하다.

 

 

9시 30분. 장구목이 들머리에 도착.

5분 정도 짐을 챙기고 대열을 정비하여 삼삼오오 짝을 이뤄 물레방아와 장승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이끼계곡. 이름에 걸맞게 온통 보이는 게 이끼류다. 계곡 전체가 초록 융단을 덮은 듯 보인다

 

 

산행시작한지 70분 만에 산행들머리부터 정상까지의 중간 지점인 장구목임도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충전을 한다. 강서산악회 회원이 아닌 우리에게 힘을 비축해 두라며

초코렛을 건네주신 박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일부러 우리와 보조를

맞춰 걸으셨죠?

 

 

 

숨을 헉헉이며 4~50분 가량이나 가파른 산길을 올랐을까? 주목나무군락지가 나타난다

포즈를 취하시는 박대장님.

 

나무 뒤에 숨어 있는 계란 모양의 버섯. 탐스럽고 먹음직스럽다만서두...

 

 

12:10. 드디어 정상.

시야가 탁 트이며 테니스코트 보다 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들꽃 가득 필 때면 멋지겠다.

곰배령만 들꽃세상이냐? 마음 먹기에 따라 들꽃천국은 어디에나 있다.

 

 

톱질에 잘린 고사목에 기대어 돌탑이 쌓여있다. 더불어 오래오래 서있으렴.

 

 

정상의 무너진 돌탑. 

 

 

 

정상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으나 우리가 어느새 대열의 제일 뒤로 밀렸나보다.

원총무님이 병아리 모는 어미닭 처럼 뒤에서 일행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워키토키를 통해 이미 선두그룹은 20분 거리의 아래쯤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는 연락이 왔다. 

 

 

 

 점심식사. 산에서 먹는 밥맛은 반찬이 뭐건 간에 꿀맛이다.

간고등어, 어묵무침, 적당히 시어버린 김치가 입맛을 당긴다. 어랍쇼! 밥 모자라네?

 

 

뿌리가 뽑힌 지 오래된 듯한 나무와 밑둥이 부러진 나무.  혹시 이들이 예전엔 한몸이었을까?

 

자칭 강서산악회 주력부대라고 소개하신 다섯 분이 휘어진 자작나무에서 기념촬영.

좀 전에 저 위에서 "무조건 잡숫고 가라"며  자두 하나 입에 넣어 주시던 분들이군요.

 

 

어은골 임도. 여기까지 내려오는 길은 가파른데다가 돌길이라서 걷기가 무척 나쁘다.

정상에서 70분 소요. 

 

 

강서산악회의 일꾼 원총무님. 걸음을 멈출 때면 담배를 꺼내 무는 애연가시다.

휴식을 취하면서도 역할에 충실하느라 대열의 후미가 도착하는 것을 확인하려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임도를 내려서서 다시 20여분쯤 걸었을까?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나서 5분쯤 후에 제법 넓직한 개울을 건넌다.

 

 

3시 30분 산행 종료. 3시 40분 정선5일장터로 출발.

 

공성운동장 앞 풀밭에서 뒷풀이를 하는 강서산악회 회원님들.

지나가는 우리를 불러 기어이 술 한잔을 권해주셨다.

넙죽~. 고맙습니다.

염치 불구하고 밀전병에 빈대떡 한 점까지 덜커덕. 오매! 맛있는 거! 

강서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안내산행의 장점은

   1. 손수운전을 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편리함이 많다.

      - 이동 중에 충분히 쉴 수 있고, 꼭 원점회귀 코스를 밟아야할 필요도 없으며

         하산주 한 잔 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2. 특히, 혼자 갈 때는 굉장히 경제적이다. 나홀로 산행엔 최적의 조건이다.

   3. 대개 넉넉하게 산행시간을 잡기 때문에 자기 페이스에 맞게 산행을 할 수 있다. 

 

동네 산악회를 따라 가면 장점 두 어개가 더 붙는다. 오늘은 강서산악회 신세를 지기로 했다.

   4. 집 부근에서 차를 타므로 새벽에 시내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귀갓길이 수월한 것도 같은 맥락.

   5. 동네분들과의 동행이라 왠지 마음이 편하다.

 

* 산악회도 산악회 나름. 2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강서산악회는 동호회 회원들을 위한 산행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비영리산악회인 것 같다.  비회원(1일참가자)에 대한 참가비가 타 산악회에 비해 다소 저렴하고 비회원 들이 산행 도중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회원과 다름 없이 대해주고 배려해주어서 그간 경험해 본 안내산행 중 가장 마음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요렇게 지면 끝부분 한 줄을 빌어 관계자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강서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산에서 본 꽃

 투구꽃

 

 

 

진범

 

 

등골나물

 

수리취